(1) 컴팩트 카메라로 자동으로만 찍는 분

  

아마도 책을 필요로 하지 않으실 듯. 그러나 컴팩트를 가지고라도 좋은 사진을 찍고야 말리라 결심한 분이라면 아래 (4)에서 소개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3~5권을 꼭 참고하시기 바람. 인물/풍경/여행사진 중 관심 있는 것 한 권만 우선 보면 된다. 카메라 조작법보다는 사진을 찍는 준비과정, 태도와 마음가짐, 구도와 빛 등을 중심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컴팩트 사용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분량도 얇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부작용이 뒤따르게 된다. 아마도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사진이란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 흥미를 잃어버리나, 아니면 얼마 후 당신의 손에 묵직한 DSLR이 들려져있거나.

  


(2) 하이앤드/DSLR을 들고 수동의 세계로 한번 들어가보겠다는 분. 그러나 취미로 즐기는 이상을 원치는 않으시는 분.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1 - 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로버트 카푸토 & 피터 K. 버라이언, 청어람미디어, 448쪽, 2005 (원서: 1999 초판, 2003 개정판)
: 필름수동카메라 입문 전반을 다룸(물론 DSLR과 많은 내용이 공통됨) | 교과서적으로 충실하고 깊이 있는 서술과 편집 | 제대로 사진을 배워보려는 분들에게 최우선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책 | 기초 200쪽 + 활용팁 120쪽 + 전문가 탐방 80쪽.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 사진에서의 구성, 색감, 그리고 디자인], 브라이언 피터슨, 청어람미디어, 160쪽, 2006 (원서: 1988 초판, 2003 개정판)

: 수동카메라에 중점을 두고 있음 | 카메라 조작법은 빼고 렌즈별 특성, 프레임 구성, 색감, 빛 등을 집중적으로 다룸 | 예제에 많은 비중을 둠 | 위 책들의 보충/예제학습편에 해당.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 브라이언 피터슨, 청어람미디어, 160쪽, 2006 (원서: 1990 초판, 2004 개정판)

: 수동카메라에 중점을 두고 있음 | 조리개, 셔터, 측광, 필터 등 노출에 관련된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다룸 | 예제사진에 많은 비중을 둠 | 위 교재들의 보충/예제학습편에 해당.


  

(3) 아예 작정하고 제대로 사진을 배워보겠다는(=고생길을 걷겠다는) 분. 어렵더라도 기초부터 착실하게 다져나가겠다는 분.


[재미있는 사진 길라잡이] 1 & 2, 천명철, 미진사, 302쪽 & 337쪽, {1권} 1999 초판, 2003 증보판 {2권} 2005
: 필름SLR에 중점을 두고 있음 | 기본기만을 다룸 | 친절하지만 수다스러운 서술과 편집 | 노출(조리개와 셔터), 심도, 측광만으로 한 권을 다 채운 1권 + 노출보정, 렌즈, 필터, 플래쉬, 디지털, 조명까지는 좋은데 뷰카메라, 현상, 인화, 사진의 역사로까지 나아가는 2권으로 된 강의교재용 책.


[사진학 강의 Photography], 바바라 런던 외 3인, 타임스페이스, 423쪽, 2004 (원서: 2002 7판)
: 필름SLR에 중점을 두고 있음 | 기본기만을 다룸 | 명쾌하게 정리돼있지만 어쩔 수 없이 딱딱한 서술과 편집 | 한 마디로 세계적인 표준교재이지만, 총17장 중 7장이 디카 이용자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내용(필름, 현상, 인화 등)이며 디카 부분은 역시 부족함.


[사진 디자인을 위하여 II], [디지털 컬러], [사진의 완성, 빛과 조명], 마이클 프리맨, 해뜸 & 해뜸 & 영진닷컴, 각 200쪽 내외, 2008 & 2007 & 2007

: 사진촬영 전반에 걸친 기초이론이 될 수 있는 내용들. 각각 화면구성, 컬러, 빛과 조명에 대해 깊이 있는 설명을 해주고 있음. 마이클 프리맨의 서술방식은 브라이언 피터슨의 재미있고 쉽게 와닿는 방식과 달리 무척 치밀하고 상세한 것이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배울 점은 더 많음. 참고로 첫째 것은 엉터리 번역으로 지탄받았던 [사진 디자인을 위하여](삼경)의 개정 및 개역판이며, 셋째 것과 [디지털 조명](해뜸)의 관계는 모호한데 이것의 분량과 목차가 더 많음.

  

  

(4) 기초이론 이상의 분야별 실전활용팁이 필요하신 분


(4-1) 인물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3 - 인물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로버트 카푸토, 청어람미디어, 191쪽, 2005 (원서: 2002)
: 수동카메라에 중점을 두고 있음 | 인물사진의 기초와 실전팁 + 전문가 탐방 3편 | 교과서적으로 안정감 있는 서술과 편집 | 인물사진 촬영을 위한 기본원리부터 실전팁까지를 깊이와 무게를 갖추어 설명. 고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교재.


[뛰어난 인물사진의 모든 것], 브라이언 피터슨, 청어람미디어, 160쪽, 2007 (원서: 2006)

: 수동카메라에 중점을 두고 있음 | 인물사진의 기초와 실전팁 | 사람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기본이해와 요령부터 빛과 구성, 후보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망라되어있음.


[디지털 인물사진], 마이클 프리맨, 해뜸, 158쪽, 2007

: 브라이언 피터슨의 책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좀 더 꼼꼼하고 전문적인 서술방식. 다만 디지털 후보정에 대한 설명이 제법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이 특색.


(4-2) 풍경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4 - 풍경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로버트 카푸토, 청어람미디어, 191쪽, 2005 (원서: 2002)
: 풍경사진의 기초와 실전팁 + 전문가 탐방 3편 | 전반적인 특징은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동일함.


[디지털 풍경사진], 마이클 프리맨, 해뜸, 158쪽, 2007

: 마이클 프리맨 특유의 꼼꼼하고 전문적인 서술방식. 자연풍경, 야생동식물, 도시풍경과 풍경 속의 인물을 모두 다루고 있는 점이 특색. 하지만 야생동식물 부분은 분량이 적고 외국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한국의 생태사진가들에겐 도움이 안됨.


(4-3) 여행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5 - 여행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로버트 카푸토, 청어람미디어, 200쪽, 2006 (원서: 2005)
: 여행사진의 기초와 실전팁 + 전문가 탐방 3편 | 전반적인 특징은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동일함 | 그러나 아무래도 3~4권의 내용과 중복되는 것이 많음. 3~4권을 이미 봤다면 5권이 필요 없으며, 아직 보지 않았고 여행사진에 관심이 많다면 5권이 필독서에 해당함.


(4-4) 보도사진


[포토저널리즘 - 프로 사진가의 접근], 케네스 코브레, 청어람미디어, 486쪽, 2005
: 카메라 종류에 관계 없음 | 보도/다큐사진만을 깊이 있게 다룸 | 상세하고 확실한 서술과 편집 | 기자, 리포터, 저널리스트로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에게 표준 교과서로 자리잡고 있음.


(4-5) 생태사진


[나의 DSLR, 꽃을 추억하다 - 꽃 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 다나카 히로시 & 아치아빠, 멘토르, 340쪽, 2006

: DSLR 기초 조작법 + 꽃 사진 촬영팁 + 주요 야생화의 특성 설명 | DSLR 입문서와 야생화 입문서를 겸한 꽃 사진 촬영가이드북이라는 다소 애매한 성격. 꽃 사진을 찍기 위해 DSLR을 장만한 경우이거나 반대로 꽃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고자 할 경우 유용할 듯.


[접사, 제대로 들이대기], 닭(Dark), 일공육사, 208쪽, 2006

: 곤충 접사 촬영을 위한 정보들 + 풍부한 예제사진과 실전팁 | SLR클럽 등에서 유명한 곤충접사 전문사진가가 낸 책. 아마도 이 분야에 관한 국내저자 최초의 저서일 듯.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풍부함 | 예제사진의 비중이 높은 것은 독자에 따라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을 듯.


(4-6) 흑백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6 - 디지털 흑백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리처드 올세니우스, 청어람미디어, 191쪽, 2006 (원서: 2005)
: 흑백사진 일반론 절반, 디지털 흑백사진 관련기술 절반 + 전문가 탐방 4편 | 전반적인 특징은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동일함. 일반론에서 시리즈 앞의 책들과 약간 겹치지만 전체적으로 중복이 별로 없음. 저자가 다른 탓도 있을 듯.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음.


(4-7) 디지털 작업 전반


[사진가를 위한 디지털 사진 A-Z], 하동환 외, 성안당, 568쪽, 2007

: 디카 조작법에 대한 책이 전혀 아님. 하이아마추어와 프로를 위한 디지털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이론서. 기초이론부터 시작해 CMS, 디지털 현상(포토샵 작업), 디지털 프린트까지를 아우르는 전문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음. 중앙대 관련학과 및 엡손 포토아카데미 강사진의 공동저술.


(4-8) 필름 작업 전반


[이루의 필름으로 찍는 사진], 이루, 영진미디어, 252쪽, 2007

: 필름 작업 전반에 관한 안내서. 카메라 조작법은 이미 알고 있으며 필름 사용에 대한 실전 팁이 궁금한 이들의 레벨에 맞춘 책. 여러 가지 항목에 대한 FAQ 형식의 저술. 단, 35mm에 한해 다루고 있으며 자가인화에 대한 내용은 없음.


 

(5) 사진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싶은 분


[사진의 역사], 보먼트 뉴홀, 열화당, 350쪽, 2003 (원서: 1992년판)
: 초판이 장장 1937년에 나온 책의 1992년판 번역본(필자의 생몰년대는 1908~1993년). 사진史에 관한 고전적 저서이지만, 1950년대까지가 주된 서술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함. 1960년대~현재는 아주 간략하게만 다루어지는 반면 19세기 이야기가 절반 가량을 차지함. 풍부한 도판은 큰 장점.


[사진사 드라마 50 -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 진동선, 푸른세상, 384쪽, 2003

: 위의 책에 비해 유명하지 않지만 대신 사진의 역사 전체를(최근까지) 다루고 있음. 흥미있고 지루하지 않은 서술방식도 큰 장점.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위의 책보다 이것을 먼저 추천하고자 함. 반면 도판은 빈약하며 오탈자가 꽤 많은 것도 티.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필립 퍼키스, 눈빛, 150쪽, 2005 (원서: 2005)

: 미국의 사진 교육자인 필립 퍼키스의 저술. 부제인 '사진과 삶에 대한 단상'이 보다 적절한 제목일 듯. 테크닉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으며 사진이라는 것,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심도 깊은 단문들로 이루어진 책. 본격적인 사진미학서로는 아래의 [사진에 관하여]가 훨씬 유명하지만 난이도가 만만치 않으므로 우선은 이 책으로 준비운동을 하실 것을 권함.(더 아래의 벤야민은 더욱 어려움.)


[사진에 관하여], 수잔 손탁, 시울, 312쪽, 2005 (원서: 1977)

: 아마도 가장 유명한 사진이론서일 <On Photography>를 완역한 책으로, 롤랑 바르트의 <La Chambre Claire (영어판 제목: 카메라 루시다)>(1980)와 함께 사진미학에 관한 근자의 가장 유명한 저술로 꼽힌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더 잘 찍을 것인가는 전혀 문제되지 않고 있으며, 사진이라는 것이 이 시대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 진정 깊고 예리하게 따져보고 있다. "나는 왜 사진을 찍는가"라는 철학적-미학적 물음을 가져본 모든 이의 필독서.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발터 벤야민, 민음사, 395쪽, 1983

: 20세기를 대표하는 미학자 중 하나인 벤야민의 논문 모음. 그 중에서도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1936)과 <사진의 작은 역사>(1931)가 사진과 관련된 저술임. 어렵지만 지극히 중요하고 의미깊은 고전 중의 고전. 수잔 손탁 또한 벤야민이라는 밑거름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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